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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혈중알코올농도 0.048, 나의 음주운전 이야기


이승철이 음주운전으로 면허취소를 당했다는 기사를 보니 몇 년 전 음주운전으로
면허정지를 당한 기억이 떠오른다.
만약 술을 처음부터 배우지 않았다면 내 인생의 부끄러운 기억 70%는 없을 것이다.
그 부끄러운 기억 중 음주운전도 있으니, 기억하고 싶지 않은 과거이고 현재는 술 먹고
운전을 절대 안하지만 다시 한 번 스스로 다짐하고 혹시라도 이 글을읽고 자신도 모르게
습관적으로 음주운전 하시는 분께 도움이 된다면 지난 나의 미련한 행동이 조금은 덜 부끄럽겠다.




음주운전 시작
 



뭐든 처음이 중요한데, 나의 첫 음주운전은 불행인지 다행인지 음주단속에적발되지 않았다.
그 뒤로 몇 번 더 하게 되었고 점차 겁을 상실해서 큰 갈등 없이 습관적으로 술 먹고 핸들을 잡았다.
그러던 어느 날 꼬리가 길면 밟힌다고 드디어 음주단속에 걸리게 되고 떨리는 마음으로측정기에
입김을 훅! 분다. 그러나 어찌된 일인지 무사통과!  운이 좋았나?
그 뒤로 여러 번 음주단속에 걸려서 측정 했지만 그때마다 무사통과!
나는 신이 내린 입김이거나 집중력이 좋아서 순간적으로 알코올농도를 낮추는 능력이 있다고
착각하며 이제는 간이 배 밖으로 나와서 만취상태가 아니면 대놓고 음주운전을 하기 시작했다.












혈중알코올농도 0.048



그러던 어느 날 정말 가볍게 생맥주한잔만 하고 집에 오는 길었는데 저 앞에 음주단속 하는
모습이 보인다. 평소 소주 한두 병 마시고 운전해도 적발되지 않았기에 안심하며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훅! 하고 입김을 내 뱉는다. 그러나 삐~~비프음이 울린다.
어찌 된 일인지 알코올이 검출 되었다는 것이다. 경찰관 한 분이 잠시 내려서 협조를 정중히 부탁하신다.
아는 사람은 잘 알겠지만, 1차 알코올 측정기에 알코올이 검출되면 차에서 내려 한쪽 구석에서
혈중알코올농도를 측정하는 빨대 같은 것이 달려있는 2차 측정기를 입에 물고 경찰관 아저씨가
그만 할 때까지 몇 초간 몸속에 있는공기를 내뿜는다. 그동안 운이었나?
설마 생맥주 딱 한잔 마셨는데 걸리진 않겠지? 

순간 온갖 생각이 스쳐가며 결과를 기다리는데, 알코올 수치가 점점 올라간다.
이게 웬일이야! 0.040을 넘어서 0.048에서 알코올수치가 멈췄다. 그 순간 나도 모르게 아싸!!
쾌재를 불렀고 경찰관 아저씨는 얼굴이 굳어지며 다음부터 조심하라고 경고하신다. 
도로 교통법상 0.05%부터 면허정지, 0.1%이상면허취소에 해당되니
0.002 차이로면허정지를 면하고 훈방조치만 받은 것이다.









면허정지와 범칙금 그리고....



이때 그동안 음주단속에 걸릴 때마다 운이었다고 깨달았어야 했는데, 어리석은 인간은 하늘의 경고를
알아보지 못했다. 그로부터 정확히 한 달 뒤 소주 반병을 마시고 음주단속에 적발되어
혈중알코올농도 0.067%로 면허정지와 함께 범칙금 67만원을 납부 하였다.
음주운전으로 면허정지, 벌점과 범칙금도 문제지만, 무엇보다 내 자신뿐 아니라 다른 소중한 생명
나로 인해 다치거나 잃을 수 있다는 생각에 습관적으로 해오던 음주운전을 생각하면 지금도 아찔하다.
벌써 4년도 더 지났는데 현재까지 음주운전을 단 한 번도 한 적이 없다.
2년 전에 차를 처분해서 절반은 차 없이 살았지만, 앞으로도 내 인생에 음주운전은 없다고 다짐한다.

체감온도 영하로 떨어진다더니 월요일부터 추위 때문에 구석구석 세포들이 긴장한 하루였다.
추위가 모기 다음으로 싫은 나는 학창시절 겨울방학만 되면 방에 틀어박혀 각종 만화책, 소설책을
옆에 끼고 겨울잠을 잤던 기억이 난다. 그 나마 겨울엔 모기가 없다는 점이 좋은데, 엊그제 모기가 물었다?
따뜻한 곳에 잘도 숨었다가 공격하는구나. 잡히면 가만두지 않으리…….
성인이 되서는 만화책 대신 소주랑 함께 겨울을 보내는 것 같다.
날이 추울수록 더 당기는 알코올의 유혹을 이겨낼 수가 없구나. 언젠간 끊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