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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

(21)
김장 하는 날은 파티 ?  일요일에 집에서 영화도 보고 책도 읽으며 배고프면 라면에 밥 말아먹고 졸리면 낮잠도 자다가 이불속에서 뒹굴 거리며 하루를 보내려고 했다. 오전에 외출하셨던 어머니가 들어오시더니 갑자기 김장을 하기 시작하신다. 여름에 다친 목과 허리 때문에 김치 담그며 내 뱉는 아픈 신음이 내방까지 들린다. 이불속에서 편하게 책 읽고 있을 수가 없다. 나도 도와준다며 뭐하면 되는지 여쭤봤더니, 대꾸를 안 하신다. 귀찮으니 말 시키지 말라는 뜻이다. 계속 물어보면 좋은 소리 안 나올 게 뻔하니 옆에서 말동무나 되어 드렸다. 그러고 보니 김장하는 것을 철들고 처음 보는 것 같아서 어릴 때 추억이 떠올라 어머니와 옛날이야기를 했다. 지금은 어머니와 단둘이 살고 있지만, 생각 해 보면 어릴 때 우리 집에는 사람들이 항상 많았..
공짜로 명품 자전거 2주동안 타기 올해 초부터 일주일에 적어도 세 네 번은 꼭 하던 운동을 날씨가 추워지면서 안하게 된다. 추위를 많이 타기 때문에 야외운동을 멀리기 하는 것도 있지만 거의 1년을 시간 날 때마다 자전거를 타거나 뛰었는데도 불구, 하면 할수록 힘든 운동이 달리기라는 것을 느낀다. 운동이든 공부든 일이든 무엇이든 꾸준히 하다보면 조금씩 익숙해지고 성취가 있는 법인데, 달리기는 아닌 것 같다. 비록 동네 한 바퀴 정도 도는 수준 이지만 내게 달리기는 하면 할수록 편해지기보다 힘들게 느껴진다. 운동은 해야겠고 달리기는 권태기[?]가 왔고, 그래서 자전거를 더 자주 타게 되는데, 집에 있는 자전거가 오래 된 녀석이라 어찌나 움직이는 게 힘겹고 말을 잘 안 듣는지, 새것으로 하나 구입하려고 어제 집 근처 자전거 판매점에 자전거를 ..
아이폰 유저가 되고, 동냥하기를 밥 먹듯 오늘로써 아이폰 유저가 된 지 3개월 남짓, 이것저것 다양한 어플 다운 받아가며 신기한 나날을 보내던 중 이 좋은 아이폰도 단점이 있으니, 소문대로 그 힘이 충만치 못하여, 시도 때도 없이 전기 동냥하기를 밥 먹듯 하고 있다. 아래 사진은 얼마 전 병원에 진료 받으러 갔다가 어느새 다이[?]하려던 놈을 간신히 살려놓던 순간이다. 인터넷에 떠도는 아이폰 배터리수명 늘리는 방법을 그대로 실천 했지만, 그 힘만큼은 이 전에 쓰던 힘 좋은 국산 폰을 못 따라 오는구나. 전기 동냥 중 아이폰으로 담은 사진들 예쁜 조카 놀러왔을 때 한 컷 어느 화창한 가을날 한 컷 클럽에서 놀다가 한 컷 새벽에 조깅하다가 한 컷
초딩 딸을 둔 복잡한 아빠의 심정 하루가 멀다 하고 사회면에 여성과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범죄가 올라온다. 배가 고파서 김밥 훔쳐 먹은 뉴스나 노인 공경 안 해서 집단구타 당하는 사건 같은 이야기가 사회면에 큰 이슈로 등장하는 세상이면 좋겠는데, 현실은 그게 아닌가 보다. 오랜만에 좋아하는 선배를 만나서 소주 한잔하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초등학교 다니는 딸 아이 걱정에 몸과 마음이 힘들다는 소리를 한다. 하루는 딸 데리러 끝나는 시간에 맞춰 학원 앞으로 가는 길에 길가 모퉁이에서 한 눈에 봐도 어린 학생들이 담배를 피우고 있단다. 담배 끄라고 한마디 하고 싶었지만 남의 자식에게 에너지 소모 하고 싶지도 않고 좋게 말한다고 들을 아이들도 아닌 것 같고 해서 그냥 지나쳤다고 한다. 딸과 만나서 떡볶이랑 튀김 사들고 집에 오는 길에..
할아버지는 상어래요  아픈 아이들 마음을 치료해주는 예쁜 동생한테서 한통의 문자를 받았다. 문자를 받고 이런저런 생각이 든다. 내가 가족어항을 그린다면 누가 상어지? 나는 가족들에게 어떻게 그려질까? 세상에서 무조건적으로 내편이 되어 줄 유일한 사람들, 가족이 있어서 든든하고 행복하지만, 때론 가깝고 사랑하는 만큼 주고받는 상처도 크게 느껴지는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1년에 몇 번 못 보는 어린조카들이 나로 인해 큰 상처 받은 것은 없는지……. 나는 아이들이 참 좋다. 그 생김새가 볼이라도 꼬집고 싶은 귀여움 때문이기도 하고 작은 일에 기뻐하고 행복해 하는 계산하지 않는 그 순수한 마음이 좋다. 지칠 줄 모르고 끊임없이 뛰어다니는 그 에너지가 부럽고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을 표현하는 솔직한 마음을 닮고 싶다. 지금 ..
벌레보면 죽이던 내가 돈생각에 살려주고 보니 벌레를 끔찍이 싫어한다. 다리가 많을수록 그 특이한 모습에 더 징그러워 죽을 지경이다. 지네, 바퀴벌레 다리달린 벌레 뿐 아니라 모기, 잠자리, 매미, 나비 등 곤충류는 다 싫어하는 것 같다. 그래서 곤충은 그나마 덜 하지만 벌레가 눈앞에 보이면 나도 모르게 잡아 죽이게 되는데, 오늘 아주 운 좋은 벌레를 만났다. 슬금슬금 나한테 기어오던 벌레 휴대폰으로 찰칵 어릴 때 바퀴벌레보다 훨씬 징그러운 벌레를 본 적 있는데, 어머니가 돈벌레라며 죽이지 말라고 한 기억이 있다. 돈벌레? 그게 뭐야? 그 벌레랑 같이 있으면 돈이 많이 생긴다는 뜻인가? 암튼 오늘 엄청 징그러운 벌레를 만났는데 갑자기 예전 어른들이 말하던 돈벌레 생각이 불현듯 스쳐서 살려줬다. 돈벌레 살려주고 돈 많이 생기면, 이보다 쉽게 돈버는 방..
혈중알코올농도 0.048, 나의 음주운전 이야기 이승철이 음주운전으로 면허취소를 당했다는 기사를 보니 몇 년 전 음주운전으로 면허정지를 당한 기억이 떠오른다. 만약 술을 처음부터 배우지 않았다면 내 인생의 부끄러운 기억 70%는 없을 것이다. 그 부끄러운 기억 중 음주운전도 있으니, 기억하고 싶지 않은 과거이고 현재는 술 먹고 운전을 절대 안하지만 다시 한 번 스스로 다짐하고 혹시라도 이 글을읽고 자신도 모르게 습관적으로 음주운전 하시는 분께 도움이 된다면 지난 나의 미련한 행동이 조금은 덜 부끄럽겠다. 음주운전 시작 뭐든 처음이 중요한데, 나의 첫 음주운전은 불행인지 다행인지 음주단속에적발되지 않았다. 그 뒤로 몇 번 더 하게 되었고 점차 겁을 상실해서 큰 갈등 없이 습관적으로 술 먹고 핸들을 잡았다. 그러던 어느 날 꼬리가 길면 밟힌다고 드디어 음..
산책 중 느낀 꼭 필요한 영어, 국어사전은 안 필요한가?  낮에 들었던 유머가 생각난다. 하루는 엄마 생쥐와 아들 생쥐가 나들이를 가고 있었다. 그러던 중 무시무시한 들 고양이를 만나게 된다. 침 흘리며 야옹! 위협하는 들 고양이 기세에 아들 생쥐는 엄마 생쥐 뒤에 숨어 버린다. 자신과 아들을 지켜야하는 우리의 엄마 생쥐는 들 고양이 위협에 아랑곳 하지 않고 멍멍 큰소리로 강아지 소리를 내며 맞선다. 당황한 들 고양이는 잠시 멍 때리더니 도망갔다. 아들 생쥐가 들뜬 목소리로 묻는다. - 엄마 어떻게 강아지 소리를 내신 거예요?? - 아들아 요즘엔 제2외국어 한 개쯤 해둬야 한단다. 영어 유치원, 어학연수, 조기유학, 골목마다 영어 학원……. 영어 열풍에 빠진 우리나라를 비판하는 이야기 같으면서도 글로벌 시대에 외국어 한개 정도는 필수로 익혀야 된다는 메시지 ..